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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엉망진창 반포3주구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서울시가 '클린 수주 시범사업장'으로 지정한 곳이지만, 양측의 경쟁은 이를 무색하게 할 지경이라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반포3주구 입찰 시공사 1차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참석했다. 시공사 합동설명회에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에 반포3주구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기싸움이 치열하다 못해 이상 과열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일부터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로 크고 화려하게 짓기 위해 관할 자치구에 가설건축물 축조 허가를 위한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빈축을 샀다. 서초구청이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양측 모두 일정대로 홍보관을 열 방침을 고수해 눈총을 받았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사사건건 잡음을 내고 있다. 조합이 두 회사의 홍보물을 각각 3개 발송으로 제한했지만, 삼성물산이 6개를 발송한 것이 확인되면서 시비가 붙었다. 외주홍보직원(OS요원) 활동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임직원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반면, 대우건설은 100여명의 OS요원을 통해 개별홍보활동 등을 진행한 게 원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홍보활동과 관련해 지자체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도 눈길을 잡아끈다. 삼성물산은 단지와 상가로 이어지는 9호선 구반포역 연결 통로를 만들고 500만 화소의 주차장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며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컨시어지(고객 안내·관리) 1위 업체인 퀀터센셜리와 계약해 단지에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맞대응 중이다. 저마다 최상급, 최고급을 내세우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수주를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 결국 공사비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1109번지 일대에 있는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의 아파트 2091가구로 바꾸는 공사다. 공사비는 8087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3주구는 강남의 상징성이 있는 재건축 단지다. 양사가 강남 입성을 목표로 지나친 자존심 경쟁을 하는 모습이다. 무리한 수주전은 결국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5.25 07:01
경제

[랜드 is] 코로나에 일격…건설사 전쟁터에서 2파전된 반포3주구

국내 6개 대형 건설사들이 설명회에 참여하며 '격전지'로 주목받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이하 반포 3주구)가 신통치 않은 흥행 성적으로 입찰을 마감했다. 지난 10일이었던 입찰보증금 및 입찰제안서 마감에 대우건설과 삼성물산만 최종 참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건설 경기 위축과 정부의 재건축 시장 감시가 갈수록 매서워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절절한 홍보 문구…'격전지' 반포 3주구였는데 반포 3주구는 올해 건설업계가 관심을 갖고 달려들던 재건축 사업지 중 하나였다. 기존 1490가구를 헐고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다시 짓는 반포 3주구는 총 사업비 8087억원 규모의 중대형 단지다. 최근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2000세대 이상의 신축 아파트 단지라는 것만으로도 메리트가 있다. 무엇보다 입지가 좋다. 주변에 9호선 구반포역과 신반포역 등 교통이 편리할뿐더러 세화고와 반포중 등 학군도 잘 형성돼 있다. 반포는 국내 최고의 몸값을 받는 아파트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 지역에 세워진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매년 최고 거래액을 갈아 치우는 고가 아파트로 통한다. 지난 2월 개최된 반포 3주구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 6개 대형사가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건설사는 저마다 최고의 프리미엄 아파트를 짓겠다면서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입찰제안서 마감 직전까지도 현장에는 6개 건설사가 붙인 초대형 플래카드가 넘실거렸다.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는 하나같이 절박했고 절절했다. 반포 3주구 단지 앞에는 롯데건설의 '반포 3주구의 성공적인 경쟁입찰! 롯데건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대건설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반포 3주구의 성공과 함께하겠습니다', 삼성물산의 '준비된 1등 삼성물산이 반포 3주구를 1등 단지로 만들겠습니다', 대우건설의 '조합과 시공사의 약속 입찰지침 100% 대우건설이 반드시 준수하겠습니다', 대림산업의 '강남 3구가 선택한 최고의 브랜드 ACRO' 등의 현수막이 촘촘하게 나부꼈다. 반포 3주구는 쉬운 사업지가 아니다. 현재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원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지위 취소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리스크가 있는데도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나선 것은 그동안 반포동에서 진행된 재건축 사업이 홍보 면에서 크게 성공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흥행 실패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뜨거웠던 수주 열기는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외한 나머지 네 곳의 건설사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조합 측은 '입찰은 마지막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기다렸으나, 입찰보증금 800억원(현금 200억원+이행보증보험증권 600억원)과 입찰제안서를 모두 들고 온 곳은 두 곳뿐이었다. 업계는 세계적 대유행인 코로나19로 위축된 건설업에서 이유를 찾는다. 각 건설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상위 9개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롯데건설은 영업이익이 3055억원으로 전년(5139억원)보다 40% 감소했다. 매출도 5조9232억원에서 5조3147억원으로 줄면서 영업이익률이 8.67%에서 5.74%로 하락했다. 현대건설도 영업이익률이 5.02%에서 4.97%, GS건설은 8.10%에서 7.36%로 떨어졌다. 포스코건설 역시 영업이익률이 4.32%에서 3.23%로 하락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된 곳은 사실상 대림산업 정도였다. 올해 수주환경도 녹록지 않다. 국내 부동산 규제에 해외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발주 지연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를 비롯한 국내 건설사의 주요 발주처들이 투자 규모 축소하거나 계획했던 플랜트 발주를 지연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이미 각 건설사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건설은 기존 사업장의 현안을 상시 분석해 모니터링하고 신규 사업장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등은 "타 사업지와 사업성" 등을 거론하면서 반포 3주구 입찰 불참 이유를 전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사의 경우 총 공사비 2조원에 육박하는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택과 집중' 면에서 반포 3주구를 포기했다고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나 강남 재건축은 큰 수익을 기대하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반포에 아파트 단지를 올려서 브랜드 가치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수주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건설 경기가 국내외를 불문하고 얼어붙었다.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반포 3주구에서 결국 발을 뺀 건설사들의 속내도 다들 비슷할 것이다. 지금은 수지타산부터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대우건설·삼성물산 '2파전' 압축 이제 반포 3주구 경쟁은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2파전으로 좁혀졌다. 대우건설은 입찰마감 하루 전인 지난 9일 입찰보증금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1번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10일 관련 서류를 모두 제출하면서 2번을 받았다. 각오가 남다르다. 대우건설은 국내 유일 브랜드 트릴리언트 반포’를 단지명으로 조합에 제안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트릴리언트(TRILLIANT)는 반포 3주구의 3을 의미하는 'Tri'와 눈부시도록 뛰어남을 의미하는 'Brilliant'의 합성어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반포에서 가장 눈부시게 뛰어난 아파트로 탄생할 반포 3주구만을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반포 내에서도 차별화되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계승하고, 대를 이어 살고 싶은 주거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최고의 주거공간과 자산가치 상승을 제공하는 래미안의 역량과 삼성의 그룹사 시너지, 안정적인 재무상태 등을 바탕으로 반포 3주구를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를 지켜보는 눈은 더 있다. 앞서 서울시와 서초구는 앞서 반포 3주구를 ‘클린수주’ 1호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불법 수주 경쟁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찰제안서 마감이 이뤄진 만큼 정부의 집중 단속과 견제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클린수주를 지키면서 수주전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대우건설은 반포에 사무실을 따로 냈고, 래미안은 강남 주민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정부 단속도 향후 수주전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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